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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 뇌가 게임하고 로봇을 조종한다? 커넥톰 AI의 원리와 현실

CONNECTOME × AI

초파리 뇌가 게임하고
로봇을 조종한다?

커넥톰 AI가 실제로 하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을, Doom과 드론 사례로 구분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거짓은 아닙니다. 다만 "살아 있는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했다"는 설명은 틀립니다.

139,2552024년 공개된 성체 암컷 초파리 뇌의 뉴런 수
5,450만같은 커넥톰에 기록된 화학 시냅스 수
1억 2,500만2026년 수컷 중추신경계 지도에 포함된 시냅스 연결

먼저, 무엇이 공개된 것인가

2024년 FlyWire 연구진은 성체 암컷 초파리 한 마리의 뇌에서 139,255개 뉴런과 약 5,450만 개 화학 시냅스를 재구성했습니다. 세포 유형과 뇌 영역, 신경전달물질 예측도 함께 공개했습니다.[1]

2026년에는 수컷 초파리의 뇌와 복측신경삭까지 연결한 지도가 나왔습니다. 16만6천 개가 넘는 뉴런과 1억2,500만 개 시냅스 연결을 담아, 감각이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경로까지 연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2]

연구진은 전자현미경 사진에서 AI로 뉴런 경계를 분리하고 3차원으로 이어 붙입니다. AI가 잘못 합치거나 끊은 부분은 사람이 검수합니다.

커넥톰은 도로 지도에 가깝습니다.
도로가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보여주지만, 지금 차가 어디를 달리는지, 신호등이 어떻게 바뀌는지, 운전자가 어디로 가려는지까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커넥톰은 죽은 조직에서 얻은 정적 구조입니다. 순간의 막전위와 발화 패턴, 정확한 시냅스 강도, 호르몬 상태, 배고픔 같은 내부 상태는 온전히 담겨 있지 않습니다.

정적인 배선도에 어떻게 행동을 넣나

1. 그래프로 바꾼다

뉴런을 노드, 시냅스를 방향이 있는 연결로 표현합니다. 시냅스 수와 신경전달물질 예측은 가중치와 흥분·억제 부호의 출발점이 됩니다.

2. 시간 규칙을 넣는다

각 뉴런에 입력이 쌓이고 임계값을 넘으면 발화하는 수학 모델을 붙입니다. 대표적인 방식이 LIF(leaky integrate-and-fire)입니다.

3. 감각을 번역한다

게임 화면이나 카메라 영상을 초파리 겹눈이 느낄 법한 밝기, 색, 움직임 신호로 바꾸는 감각 인코더가 필요합니다.

4. 출력을 번역한다

선택한 하행뉴런의 활동을 좌회전, 전진, 발사 같은 버튼이나 가상 몸체의 동작에 연결합니다. 이 매핑에는 개발자의 설계가 들어갑니다.

카메라·게임 화면 → 감각 인코더 → 커넥톰 기반 신경망 → 하행·운동 뉴런 → 출력 디코더 → 게임 버튼·가상 몸·로봇 → 바뀐 환경을 다시 감지

행동의 결과가 다시 감각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폐루프(closed loop)라고 합니다. NeuroMechFly v2는 시각, 후각, 관절 감각과 물리적 몸체를 묶고 강화학습을 사용해 장애물을 피하며 냄새 근원을 찾는 가상 초파리를 구현했습니다.[5]

단순한 모델도 의미 있는 예측을 만들 수 있습니다. 2024년 Nature 연구는 12만5천 개가 넘는 중앙뇌 뉴런에 LIF 규칙을 적용해 먹이 섭취와 더듬이 청소 회로 등을 예측했습니다. 실험 가능한 164개 예측 중 91%가 실제 결과와 맞았다고 보고했지만, 전기 시냅스와 신경조절, 내부 상태, 뉴런별 차이 등은 생략했습니다.[3]

시각 회로 연구도 비슷합니다. 64개 세포 유형의 실제 연결을 고정하고 나머지 파라미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한 모델은 26개 기존 생리 연구에서 측정된 신경활동과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4]

Doom을 "배웠다"는 말은 어디까지 사실인가

DOOMFLY는 2026년 공개된 수컷 초파리 중추신경계 연결을 Doom에 붙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입니다. 게임 화면을 수천 개의 시각 입력으로 바꾸고, 약 16만6천 개 뉴런의 근사 동역학을 계산한 뒤, 선택한 하행뉴런 활동을 이동과 회전, 발사 버튼에 연결합니다.[6]

프로젝트의 자체 판정은 분명합니다.
"실험 중이며 학습된 생존은 입증되지 않았다." 최신 후보 모델은 시각, 조건형성, 생존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가중치가 변했거나 특정 판에서 오래 버틴 것만으로 학습 성공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초파리 커넥톰 기반 시뮬레이터를 게임의 감각 입력과 버튼 출력에 연결하고, 제한적인 가소성 규칙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초파리가 Doom의 규칙을 이해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드론과 로봇은 더 현실에 가까운가

FlyDrones는 카메라에서 얻은 광학 흐름과 충돌 접근 신호를 초파리 시각 회로에 넣고, 하행뉴런의 활동을 드론 조종값으로 읽는 프로젝트입니다. 브라우저 데모는 실제 전체 커넥톰이 아니라 약 850개 뉴런으로 축약한 MiniFly와 가상 드론을 사용합니다. 저장소는 전체 수컷 커넥톰을 이용한 최초의 실물 비행 영상을 아직 로드맵 항목으로 적고 있습니다.[7]

학술 연구에서는 가상 몸체가 한발 앞서 있습니다. FlyGM 프리프린트는 커넥톰을 그래프 신경망의 구조로 사용하고 모방학습과 강화학습으로 가상 초파리의 걷기, 회전, 비행을 훈련했습니다. 실제 신경활동을 그대로 재생한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연결을 초기 설계도로 사용한 인공 제어기입니다.[8]

기존 AI와 출발점이 다르다

일반적인 딥러닝은 사람이 Transformer, CNN, MLP 같은 큰 구조를 정하고 데이터로 가중치를 학습합니다. 커넥톰 기반 AI는 생물이 실제로 쓰는 희소하고 재귀적인 연결, 감각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구조적 제약으로 가져옵니다. 모든 연결을 처음부터 탐색하지 않아도 되고, 특정 뉴런이나 연결을 바꿨을 때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생물 실험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거대한 밀집 행렬에 최적화된 GPU와 성격이 다릅니다. 2025년 프리프린트 연구는 약 14만 뉴런과 5천만 시냅스의 FlyWire 모델을 Intel Loihi 2 칩 12개에 배치했습니다. 저자들은 일반 수치 시뮬레이션보다 훨씬 빠르게 실행됐다고 보고했습니다.[9]

제가 보는 세 가지 포인트

커넥톰은 정답보다 좋은 출발점이다

가치는 "정답 가중치"에 있지 않습니다. 진화가 선택한 희소성, 모듈성, 재귀 연결, 감각-행동 경로를 AI 설계의 출발점으로 준다는 데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배선도 밖에 남아 있다

시냅스 강도, 학습 규칙, 신경조절물질, 개체의 내부 상태, 감각 인코딩, 몸의 물리적 특성이 빠져 있습니다. 정확한 도로 지도를 얻었다고 자동차가 저절로 달리지는 않습니다.

먼저 쓸 곳은 저전력 로봇일 가능성이 크다

초파리는 작은 뇌로 시각과 냄새, 접촉을 빠르게 합쳐 행동합니다. 이 원리는 저전력 드론과 곤충형 로봇, 재난 탐색 로봇처럼 전력과 계산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유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평가는 생존 시간만 볼 일이 아닙니다. 특정 뉴런을 제거했을 때 실제 초파리와 비슷하게 행동이 달라지는지, 새로운 환경에서도 견디는지, 에너지를 얼마나 쓰는지를 함께 검증해야 합니다.

과장된 표현은 이렇게 바꿔 읽자

  • "초파리 뇌를 업로드했다"초파리의 정적 신경 배선도를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었다.
  • "초파리가 Doom을 배웠다"커넥톰 시뮬레이터를 Doom 입출력에 연결했지만 학습 성공은 입증되지 않았다.
  • "뇌가 직접 버튼을 눌렀다"선택한 뉴런의 활동을 개발자가 특정 버튼에 매핑했다.
  • "초파리 뇌가 드론을 날렸다"공개 데모는 주로 축약 회로와 가상 드론이며, 전체 커넥톰의 실물 비행은 검증 단계다.
  • "커넥톰 AI가 딥러닝을 대체한다"커넥톰은 딥러닝과 강화학습이 탐색할 구조를 생물학적으로 제한하는 설계 재료다.

마무리

초파리 커넥톰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배선을 복사하면 마음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능은 연결 구조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시간에 따른 신경 동역학, 감각을 가진 몸, 환경과의 상호작용, 학습 규칙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게임과 로봇 데모에는 아직 사람의 설계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도 생물학의 실제 회로도를 AI 아키텍처와 로봇 제어에 쓰기 시작했다는 변화는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볼 것은 "초파리처럼 보이는가"보다, 생물의 구조를 사용했을 때 더 적은 데이터와 전력으로 더 빠르고 견고하게 배우는가입니다.

자료와 출처

  1. Nature — Neuronal wiring diagram of an adult brain
  2. Google Research — Complete male fruit fly brain and central nervous system
  3. Nature — A Drosophila computational brain model reveals sensorimotor processing
  4. Nature — Connectome-constrained networks predict neural activity
  5. Nature Methods — NeuroMechFly v2
  6. GitHub — DOOMFLY
  7. GitHub — FlyDrones
  8. arXiv — FlyGM
  9. arXiv — Neuromorphic simulation on Loihi 2

조사 기준일: 2026년 9월 18일. DOOMFLY, FlyDrones, FlyGM, Loihi 2 자료 가운데 일부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또는 프리프린트이며, 동료평가를 마친 확정적 성과와 구분해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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